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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5BRA

SPACE ODYSSE

June 09 - July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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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ODYSSE by N5BRA

현준(N5bra)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여성의 신체는 빠질 수 없는 논제이다. 그는 2017년 그림 속 사창가의 주소 판을 본인의 집 주소와 일치시켜 자본주의 안에서 작가로서 소비되는 자신을 재화로 취급되는 여성에 은유하거나, 2022년 선보인 ‘피투 된 인간’ 시리즈에서 뒤틀리고 무너지는 여체를 통해 스스로의 불안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품 속 여성의 누드는 일종의 자화상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이야기 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현준(N5bra)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재료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첫 번째 개인전을 선보였던 2019년부터 최근까지 캔버스 위에 그래피티 재료를 사용하여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들은 모두 유화로 제작되었으며 이전 작의 균일한 표면과 대비되는, 마띠에르를 살려 터치를 강조한 붓질로 다소 거칠게 마감되었다.

유화로의 전이는 작가가 2022년 ‘피투 된 인간’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신체의 무너짐에서 비롯된다. 캔버스(세계) 안에서 불안정하게 묘사된 인물의 인체는 작가에게 인간으로서의 실존 그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했다. 인물을 공간 안에 바로 세우는 것이 존재의 증명이리라 느낀 작가는 손이 가는 대로 고스란히 흔적이 남아 가장 솔직한 재료라고 여겨졌던 유화물감을 사용하여 자신의 움직임과 시간, 고뇌를 그대로 회화에 담고자 시도하였다. 인본주의 시대에 고안된 원근법은 평면 안의 세상을 지키는 규율과도 같았으며 일종의 로고스로서 기능한다. 작가는 자신의 불안을 오래된 전통적 재료인 유화와 전통화법인 원근법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듯 보인다.

“내 인생은 그저 똑바로 서 있기 위한 투쟁이었다…하지만 나는 이 불안이 내게 필요한 것이라고 느끼며, 삶에 대한 두려움과 병이 없었다면 나는 키를 잃은 배와도 같았을 것이다.”

19세기 말 유럽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인간의 세기말적 불안을 그려낸 에드바르 뭉크가 남긴 말이다. 작가 현준(N5bra) 역시 21세기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 안에서 흔들리는 청년의 자화상을 개인의 실존에 은유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뭉크의 말과 같이, 불안이 그의 회화에 있어서 일종의 원동력이라면 그것이 해소되었을 때 현준(N5bra)의 작품은 어디로 가게 될까? 이에 대한 작가의 답은 그가 스스로 인용하고 있는 사르트르의 실존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피투 된-세상에 던져진-존재이기에 영원히 불안하고 외로울 것이나 끊임없이 다시 존재를 증명하고, 찾고, 부여잡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작가의 의지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느껴왔을 외로움에 작은 위로를 던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로 하여금 현준(N5bra)의 작품에 감동하고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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