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mB
너라는 온도
Jan 31 - Mar 28, 2026
Installation View




Works Exhibited




About

너라는 온도 by GrimB
사람마다 고유한 온도가 있다. 말을 건네는 방식, 곁에 머무는 거리,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순간까지.
우리는 누군가를 기억할 때, 그 사람의 얼굴보다 먼저 그가 남긴 온기를 떠올린다.
그림비의 작업은 바로 그 너라는 온도'에서 출발한다. 작품 속 장면들은 특별한 사건을 담고 있지 않다.창가에 스며드는 오후의 빛, 조용히 걷는 인물의 뒷모습,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아 있는 시간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쳐지는 순간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평범한 장면들에 미묘한 감정의 결을 더해, 관객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포개어 보게 만든다.
그림비의 일러스트는 감정을 설명하거나 결론짓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관객의 곁에 머문다. 이 태도는 장자크 상페가 일상의 소소한 장면 속에서 웃음과 쓸쓸함을 함께 포착해 냈던 방식, 그리고 에이드리언 토미네가 인물들의 시선과 침묵 사이에 감정의 여백을 남겨두는 태도와 닮아 있다. 과장된 서사 없이도, 감정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전시에서 그림비의 화면은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 머물 수 있는 상태를 제안한다. 작품은 관객에게 공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속도로 바라보고, 각자의 기억으로 반응하도록 허락한다.어떤 이는 그 안에서 누군가를 떠올릴 것이고, 어떤 이는 결국 자신의 마음 한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너라는 온도'는 위로를 말로 건네지 않는다. 다만 감정이 식지 않도록, 조용히 곁을 내어준다. 그림비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각자의 온도로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전시를 나설 때, 누군가의 얼굴이 아니라 그때 느꼈던 온기 하나가 오래 남아 있기를 바란다.
